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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필요한 사람에게 우리 빵을 주고 싶어요"

In 만남 posted Mar 03, 2017 Likes 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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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생일에는 내 마음을 가득 채우는 달콤한 케이크가 있었고, 하교 후 학교 앞에서 먹는 떡볶이는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은 기쁨이었다. 또한 야식으로도 우리를 설레게 하는 이들은 바로 일상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밀가루 음식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너무나도 당연한 음식들이 누군가에겐 소원이 되기도 한다. 여기 ‘글루텐 민감증’을 가졌지만 그 소원을 현실로 이뤄낸 제빵사가 있다. 송성례(영어영문학·14) 동문이 운영하는 글루텐 프리 ‘써니 제과점’의 빵내음를 함께 맡아보자.

 

 

 

<간절함이 일궈낸 조금 특별한 ‘써니 과자점’>

 

‘써니 과자점’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선천적으로 ‘글루텐(gluten) 과민증’을 앓고 있다. 글루텐이란 밀가루나 보리에 들어있는 단백질 성분을 말한다. 나 같은 경우, 밀가루를 먹으면 생리통이 오듯이 배가 아프지만 심한 사람은 기절하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남들이 당연하게 먹는 빵이 너무 먹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유튜브(YouTube)를 보며 취미로 글루텐이 없는 빵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뒤, 만든 빵을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점점 많은 사람들이 ‘빵을 팔아보면 어떻겠냐’고 하셨다. 나와 같은 병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빵을 만들어 파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창업을 시작하게 됐다.

 

글루텐 성분이 없는 밀가루는 빵으로 만들기 어려운가

  글루텐은 빵이 잘 뭉쳐져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쫀득쫀득한 식빵을 생각하면 쉽다. 글루텐이 없으면 빵이 부스러지고 형태를 제대로 보존하지 못하기 때문에 글루텐이 없는 빵을 만들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5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일명 ‘가짜 글루텐’을 만들게 됐다. 업무상 비밀이라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여러 곡물가루들의 비율을 달리 해 만들었다. 이렇게 탄생된 가짜 글루텐으로 ‘글루텐 프리(gluten-free)’ 빵을 만들고 있다.

 

글루텐 프리 말고도 빵을 만들 때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는가

  첨가물을 최대한 쓰지 않으려고 한다. 글루텐 과민증 환자들뿐만 아니라 아토피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분들도 드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우유도 시중에서 파는 우유가 아니라 아몬드 우유를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또한 흰 설탕도 사용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먹었을 때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최대한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빵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특히 신제품을 만들 때는 나와 같은 환자가 어떤 빵을 먹고 싶어 할지, 그 사람들이 우리 제과점에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은 무엇이었는지를 가장 고려하고 있다.

 

빵을 만들 때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다고 들었는데 재료를 구하기 어려울 것 같다

  모든 제품이 유기농일 수는 없기에 재료를 구하기가 다소 어렵기는 하다. 그러나 최대한 공장의 가공을 줄인 재료들을 공수해 오려고 한다. 예를 들면 천연 감미료나 천연 재료들을 시장에서 사지 않고 대표를 직접 찾아가 사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가격도 낮출 수 있고 유기농 재료도 얻을 수 있게 된다.

 

제품 중 가장 반응이 좋거나, 스스로 만족스러운 제품이 있다면

  가장 인기가 좋은 빵은 ‘레몬 파운드’다. 레몬의 껍질부터 즙까지 레몬 한 개가 통째로 들어가는 빵이다. 이 빵은 설탕이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분들도 안심하고 드실 수 있다.

그렇지만 가장 애정을 갖고 판매하는 제품은 세모모양의 바삭바삭한 빵 ‘스콘’이다. 아몬드 우유를 만들 때 생 아몬드를 갈아 만드는데 그 때 머릿속에서 문득 ‘이렇게 빵을 만들면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날 실제로 만들어봤는데 너무 맛있어서 곧 바로 판매를 시작했다. 놀랍게도 레몬 파운드 다음으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이 됐다. 내가 전문적으로 제빵을 배우지는 않았지만 ‘노력하면 되는구나’를 느꼈다. 스콘은 이처럼 나에게 자신감을 준 제품이다.

 

써니 과자점에서 만든 빵을 어떤 분들에게 가장 소개하고 싶은가

  앞서 말했듯이 빵을 먹고 싶지만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시작한 일이다. 그래서 나처럼 글루텐 과민증을 앓고 있거나 당뇨와 같은 건강 문제로 식품에 제한이 있는 분들에게 많이 소개하고 싶다.

 

 

<통통 튀는 제 성격이 창업의 밑거름이 됐죠>

 

창업 전, 직접 만든 빵을 블로그에 올렸다고 했는데 블로그 운영 경험이 어떠한 도움이 됐나

  처음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는 경제 블로그로 시작했다. 잠시 쇼핑몰 운영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운동, 식이장애 등 나의 관심사에 따라 블로그 주제가 계속 바뀌어 왔다. 그 때부터 나의 블로그를 구독해서 약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 나에게는 친구, 언니, 이모 같은 분들이다. 어린 나이에 창업을 한다는 것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지만 그 분들의 관심을 통해 내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가끔 너무 바빠서 배송 실수를 할 때가 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고객들이 전화나 문자로 ‘괜찮다. 너무 바쁜 것 같은데 조금 쉬면서 일했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해주신다. 이런 응원들이 나한테는 너무나도 큰 재산이다.

현재는 블로그에 시식 신청, 후기 업로드, 거래 명세서 등을 공개하며 고객들과 투명한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투명하게 할수록 믿음도 커지는 것 같다.

 

우리 대학 창업 경진 대회를 포함한 여러 대회에서 입상했다. 그 비법이 궁금하다

  나는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 점이 도움이 됐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정확히 알았던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용돈이 필요해서 창업 경진대회에 나간 것이 아니라 이 대회에서 입상하지 못하면 창업을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더 악착같이 준비했다. 성적은 버리더라도 말이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진심이 느껴진다’고 하더라.

 

창업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뤄졌는가?

  처음 창업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 우리 대학의 융합창업지원센터였다. 센터를 통해 우리 대학의 창업 경진 대회를 알게 됐다.

또한 과 교수님들을 모두 찾아뵀다. 빵집을 창업한다고 하니까 다들 너무 좋아하시더라. 교수님들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여러 경시대회들을 직접 찾아주셨다. 감사하게도 그렇게 알게 된 모든 대회들 중 약 10개의 대회에서 수상했다. 상금은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정도였기 때문에 총 1000만 원 가량을 모을 수 있었다. 거기에 대학 입학 전 모아뒀던 2000만 원을 합쳐서 창업 자금을 마련했다.

 

창업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는가

  나는 안정성 있는 일을 하는 유형이 아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자주 듣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빵집을 창업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많이 놀라지는 않았다.

 

가맹점을 낼 생각은 없는가

  가맹점 보다는 소셜 벤처(social venture)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소셜 벤처는 창업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고민에서 출발한 기업을 뜻한다. 그래서 가맹점이 조금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대신 유통망을 넓힐 생각이다. 무설탕 혹은 글루텐 프리 카페를 창업하는 것이다. 또한 디저트 뿐만 아니라 글루텐 프리 피자, 햄버거, 치킨, 짜장면 등을 개발해 대형 마트에 판매하고 싶다. 글루텐 프리 식품 하면 우리 회사 이름이 나올 만큼 거론이 될 만한 모든 영역을 조금씩 넓혀 가면 좋을 것 같다.

 

취미 활동처럼 빵을 만들 때와 창업을 한 지금, 태도나 기분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 5분에서 10분이면 빵이 매진됐다. 때문에 취미로 만들었을 때에 비해 만들어야 하는 빵의 양이 급속도로 늘었다. 그래서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돈은 벌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그래도 고객들의 응원 덕분에 지금은 빵을 만드는 것이 너무 재밌다. 내 기분에 따라 빵이 나오기 때문에 최대한 감사하는 마음과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빵을 만들고 있다.

 

가게에 간판이 달려있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빵집이 생기면 동네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그런데 동네 분들은 대부분 밀가루 빵을 드셔도 되는 분들이다. 밀가루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은 먼 곳이라도 직접 자신에게 맞는 빵집을 찾아가야 하는데 말이다. 찾아 주시는 동네 분들도 정말 감사하지만 동네 분들에게 먼저 판매하게 되면 우리 빵이 정말 필요해서 찾아온 손님들이 빵을 사가지 못한다. 가게 특성상 우리 빵이 필요하신 분들이 먼저 오실 수 있도록 하는 마음에 간판을 달지 않았다.

 

가장 보람찼던 순간과 속상했던 순간은 언제였는가

  가게의 제품이 ‘정말 맛이 없다’ 혹은 ‘별로다’라는 의견을 달아주시는 분들도 가끔 있다. 나는 그것이 정말 보람차다. 내 빵을 직접 먹어보고 그에 대한 의견을 달 만큼의 투자를 해주신 것이 아닌가. 내 입맛에만 맞춘 빵이 아니라 내 빵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의 의견을 들을 정도로 이 길을 걸어왔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 매우 기쁘다.

속상했던 순간은 많은 분들에게 온전한 제품을 드리지 못한 것이다. 처음에는 300건의 주문이 들어왔다. 이는 일주일 동안 팔 빵을 하루 만에 파는 양이다. 첫날인데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빵을 주문해주셔서 기뻤지만 만드는데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다. 3일 동안 하루 한 끼씩 먹으며 빵을 만들어도 300건이 채워지지 않았다. 그 때 정말 모두 던져버리고 싶었다. ‘하루 열었는데 이렇게 힘들구나, 내가 너무 성급한 것은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는 직원 두 분을 고용해 빵을 만들고 있지만 당시에는 준비가 덜 된 상태라 손님들에게 너무 죄송했다.

 

단골 회원을 관리하는 방법이 있다면

  단골회원은 성함이 어떻게든지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그분들에게 문자로 종종 의견을 여쭤본다. 한 제품을 여러 번 드셔보셨기 때문에 혹시 맛의 변화는 없는지, 아니면 좀 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등을 물어보는 것이다. 또한 신제품이 나오면 그분들에게 먼저 드리고 제품이 어떤지 개선책을 찾기도 한다.

 

전공과는 조금 먼 활동을 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앞서 말한 유통망을 넓히는 것이 전반적인 목표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조금 더 성장을 하고 싶다. 창업을 시작했을 때 ‘나라는 사람으로서 한국이라는 사회에 어떻게 살아가야하나’라는 고민을 많이 했었다. 우리나라에서 창업이라고 하면 대부분 불안정적이고 모험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나를 통해 사람들이 그러한 사회에서 탈출했으면 좋겠다. 먼 미래에 내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든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우리 대학 학우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대학에 와서 가장 와 닿았던 것은 ‘끼리끼리 어울린다’라는 말이었다. 비록 옆에는 없지만 가장 가까이 해야 될 사람은 도서관에 숨어서 공부하고 있는 선배라고 생각한다. 술자리에 나오지 않고 같이 놀지 않는 선배들이 어떻게 보면 조금 더 앞서나가고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 함께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니 너무 똘똘 뭉쳐있지 말고 한 번 주위 사람들을 둘러봤으면 좋겠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그런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나 자신이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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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문 완료된 케이크. 밀가루를 먹지 못하는 사람도 생일날 마음껏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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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 1순위를 달리고 있는 레몬 파운드. 설탕 없이 레몬을 통째로 넣어 고소한 맛을 자랑하며 당뇨를 가진 분들도 걱정 없이 드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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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몬 파운드에 이어 판매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스콘(속을 넣지 않고 구운 빵). 아이디어가 번뜩 떠올라 시험 삼아 만들었는데 예상 외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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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루텐 프리 빵에서만 그치지 않고 분야를 넓혀 색다른 음식들을 만들어 판매 하고 있다. 사진은 글루텐 프리 피자 크러스트.

 

 

 

박찬미 기자 chanmi@ 조혜정 기자 earth9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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