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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7호 기자가 말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posted Mar 21, 2017 Likes 0 Replies 0

 

 

  2017년 3월 10일 오전 11시 21분.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국민들은 만세를 외쳤다. 탄핵 인용은 만장일치였다. 약 4개월 간의 촛불 민심이 활활 타올라 어둠을 잠식시키는 순간이었다. 하늘도 탄핵을 축하하는 듯 맑고 파랬다. 바람이 불면 촛불은 꺼진다는 김진태 의원의 말과는 달리, 촛불은 꺼지지 않고 따뜻한 바람을 실어왔다. 촛불은 횃불이 돼 승리를 몰고 왔고 세월호 유가족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으며 태극기를 든 누군가는 씁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8 대 0. 정의는 아직 살아있었다.

  탄핵 심판 당일, 눈길을 끄는 사진이 포착됐다. 바로 이정미 헌법재판관이었다. 헤어롤을 미처 떼어내지 못한 채 출근하는 그녀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친숙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있었다던 박근혜와는 사뭇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탄핵 심판 선고는 신속하게 진행됐다. 피청구인 박근혜는 비선실세의 사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 권한을 남용했다. 이는 공정한 직무수행이라 할 수 없으며 헌법과 국가공무원법을 위배한 것이다. 박근혜는 기업의 재산권과 기업 경영의 자율권을 침해했고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문서를 유출시켰다. 그녀는 비선 실세의 국정 개입 사실을 철저히 숨겼으며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부인하고 숨기기에 바빴다. 더불어, 대국민담화에서 진상규명에 협조하겠다고 했지만 검찰과 특검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 압수수색 마저 거절했다. 박근혜가 저지른 이같은 잘못은 약 20분간 생방송으로 전파를 탔고 마침내 파면됐다.

  탄핵 선고는 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이뤄졌다. 재판관은 그동안의 잘못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명백한 탄핵 사유를 밝혔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세월호와 관련된 대목이다. 재판관은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재난 상황이 발생했다고 해서 피청구인이 직접 구조 활동에 참여해야 하는 등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 의무까지 바로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당일 피청구인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했는지 여부는 탄핵심판의 판단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덧붙였다. 세월호와 관련된 이유는 파면 사유를 구성하기 어렵다는 뜻이었다. 물론 국가위기상황이 발생했음에도 피청구인의 대응은 현저히 불성실했다는 보충의견이 있었다. 이처럼 배가 침몰하고 사람의 생사가 오가는 상황에서 박근혜는 보고 받은 즉시 직접 나서서 구조 지시를 내렸어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무려 7시간 동안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자신의 직무를 바로 수행해야 하는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7시간 안에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혹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관련자들은 사건을 숨기기에 급급하다. 그런 점에서 세월호 7시간이 파면 사유가 되지 못한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 특히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 직무 수행의 초점이 ‘성실성’에 맞춰져 있다. 여기서 말하는 성실은 곧 의무라고 생각한다. 7시간 동안 발휘됐어야 할 성실성에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픔은 고스란히 녹아있다. 성실함을 발휘하지 못한 당시 행동은 파면 사유가 충분히 될 수 있었다.

  탄핵 심판이 끝난 현재, 언론은 대한민국을 이끌 다음 대선 주자들을 주목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혜롭게 투표하는 것도 국민들의 몫이다. 이와 더불어 언론은 이번 사태와 관련된 사람들을 구속하는데도 집중해야한다. 진실은 밝혀진다는 박근혜, 풀리지 않은 세월호 7시간, 그리고 관련된 수많은 인물들. 구속되기 전까지는 절대 끝난 것이 아니다.

 

박찬미 기자 chan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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