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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6호 기자가 말한다] 저가담배, 국민을 우롱하는 정부

posted Mar 09, 2015 Likes 0 Replies 0

저가담배, 국민을 우롱하는 정부

 

저가 담배 도입을 의논해보겠다는 정치권 발상에 국민들은 뿔이 났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2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기존 담배보다 가격이 저렴한 담배 도입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경로당 등 민생 현장에서 의견을 수렴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 다음날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주승용 최고위원마저 가세했다. 주 위원은 저가담배 활성화의 필요성을 제시하면서 직접 말아서 피우는 담배를 비롯한 일부 담배에 한해 세금을 감면하자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부는 올해 국민 건강이 중요하다며 담뱃값 인상은 증세일 뿐이라는 여론을 무시하고 무리해서 담뱃값을 인상한 바 있다. 그러나 고작 한 달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여당 대표가 저가담배 이야기를 꺼냈다. 이는 국민 건강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그저 증세를 위한 하나의 구실이란 것을 입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종전의 담배 가격에는 원래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부가가치세, 국민건강증진기금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에 개별소비세가 추가돼 이제 담배 한 갑에 약 3,600원의 세금이 붙는다. 전체의 75% 이상이 세금인 셈이다. 담배는 물가지수를 매기는 450개 항목 중 12번째로 중요한 항목일 정도로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런 담배 가격을 2000원 인상한 것은 금연정책이 성공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서민에 대한 증세정책을 성공시킨 것이다.

 

저가담배 발언을 처음 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말에 따르면, 경로당을 비롯한 곳에서 노년층들의 불만이 들끓자 민심에 민감해진 여당 대표가 노년층의 불만을 줄이기 위해 어르신들을 위한 담뱃값 인하라는 카드를 꺼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담뱃값 인하의 의미는 담배 가격의 75%에 해당하는 세금을 줄인다는 의미가 아니고 25%에 해당하는 담배의 원가를 줄인다는 의미다. 이처럼 세금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은 애초에 건강을 위한다는 말이 거짓이었다는 이야기다. 또한 ‘100개비에 1만원짜리저가담배를 만들기 위해서는 생산비를 낮춰야 하고, 이는 결국 담배에 들어있는 필터의 성능 하락을 초래한다. 건강을 위한다는 말이 다시 한 번 유명무실해지는 순간이다. 이에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장은 노인들 빨리 죽으라고 저가담배 내놓는 것이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지지율이 아무리 급해도 책임감을 가진 정치인으로서 할 이야기와 하지 말아야 할 이야기의 구분이 되어야 한다. 인상한지 두 달도 안 된, 그것도 꼼수 증세라는 비판을 받는 담뱃값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모습은 옳지 않다. 차라리 떨어진 신뢰를 조금이나마 회복하고 싶다면 저가담배 이야기는 차라리 없던 일로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오세용 기자 sy@s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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